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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간

세상에 공짜는 없고 사기꾼은 많다 - 리조트 등기 사기

by 기로 2021. 7. 5.

지난주에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 온 걸 받은 적이 있다. 0000-0000과 같은 형태의 전화번호나 지역번호가 붙은 전화는 거의 대부분 광고성 전화라 잘 받지 않는데 발신 번호가 휴대폰 번호일 경우는 광고가 아닐 확률이 높아 일단은 받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 번호로 걸려온 전화의 내용은 내가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리조트가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며, 나는 회원권 소유자이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동의가 필요하고 직원이 방문하여 동의를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화를 받기 전에 관련 문자메세제를 받았는데 뭔지 몰라서 그냥 넘겼었다. 전화를 받고 아 그게 이거구나 했고 뭐 동의하는 거야 어려운 거 없으니 알겠다고 하여 약속을 잡았다. 전화를 받으면서도 발신번호가 휴대폰 번호인데 이런 내용의 전화가 온 것이 좀 수상하긴 했다. 그리고 내가 어디서 리조트 회원권을 가입한 거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전에 연금보험 가입할 때 서비스(?)로 받은 게 생각났고(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아 그건가 보다 하고 담당자와 만났다.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리조트가 오래되어 재개발에 들어갈 예정인데 재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개발 기간 동안에는 회원권을 사용할 수 없으니 그거에 대한 보상으로 이미 지어져있는 다른 리조트의 등기권을 준다고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회원권의 가격은 360만 원인데 이것을 무려 2천2백만 원짜리 등기권으로 보상을 해준다고 하니 매우 솔깃했다. 솔직히 나는 내돈으로 360만 원을 낸 적이 없으니 저 등기권을 받으면 2천2백만 원이 그냥 생기는 거니 안 솔깃할 수 있나.

하지만 역시 공짜는 없는것. 등기는 재산권이기 때문에 취득세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이백만 원 정도이며 추가로 또 보증금 이백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는 보증금 이백만 원은 나중에 돌려주지만 그 기간이 십 년이었나? ㅋㅋ 암튼 리조트 등기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총 필요한 돈이 사백만 원 정도라는 거다. 그러면서 사백만 원을 일시불로 내기 당연히 부담스럽지 않냐 이 부분을 우리가 선납을 해줄 테니 그 금액을 우리에게 24개월 할부로 납부하시면 되신다라고 말을 하더라고. 등기권을 취득하면 재산이 하나 생기는 것이고 플러스로 전국 약 칠백 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시중 가격보다 매우 저렴한 가격 (거의 오분의 일)으로 평생 이용이 가능하다는 솔깃한 말을 계속함.
그리고 내가 동의를 하면 위의 혜택을 받아갈 수 있지만 동의를 안하면 나에게 남는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에 뭔가 안하면 내가 손해받는거 같은데 라는 기분이 들어서 동의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들으면서도 굉장히 찝찝한 거지. 첫 번째로 360만 원이 2천2백만 원이 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아 물어보니 나라로부터 보상금을 지원 받아서 주는 부분이라고 설명을 하더라고. 이게 사실이라면 세금 참 살살 녹는다 녹아 ㅋㅋㅋ
그리고 번째로는 그 영업사원은 태도가 참 강압적임. 내가 내용을 듣고 저는 지금 처음 듣는 내용이라 약간 당황스럽고 좀 생각이 필요하다고 하니, 우리들은 우편이나 이메일로 이미 수차례 고지를 했고 우리는 법적으로 고지 의무만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할 만큼 다 했다며 이건 우편이나 메일을 못받은 내가 잘못했다는 어투로 말을 했다. 그리고 오늘 꼭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이거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혹시 생각해보고 나중에 결정하면 안 되냐 라고 하니, 리조트 등기권은 일반 부동산이 아니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어차피 알아볼 방법이 없다고........ 오늘 내가 여기 온 이유가 뭐냐 이거 동의받으려고 온 건데 라며 은근 압박을.......... 솔직히 이 과정에서 전화를 절대 끊을 수 없게 하는 보이스피싱이 생각나더라고. 아니 누가 재산을 취득하는데 생각도 안 하고 당일 계약을 하나요 ㅋㅋㅋㅋㅋ 그것도 내돈 사백이 당장 나가야하는건데ㅋㅋㅋㅋ
세 번째로 찝찝한 점은 이상한 분할 납부 방법. 취득세의 경우 회사가 대신 납부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셔야 한단다.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를 할 수 있지만 무이자 할부 기간과 이자율은 각자 가지고 있는 카드에 따라 다르다고. 그리고 보증금 이백만 원의 경우 24개월 할부로 납부하면 되는데 이자가 한 달에 칠천 원....ㅋㅋㅋㅋ 내가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러면 세금의 십퍼센트 정도만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세금의 나머지는 보증금과 함께 자기네들한테 분할납부를 하면 된다는 제안을............ 나름 국세 및 지방세 납부를 몇 번 해본 입장으로서 약간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었음......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이거 인터넷으로 한번 검색해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가 매우 고민을 하니 생각해보시라고 나에게 시간을 줬고 나는 그 사이 폰으로 폭풍 검색에 들어갔다. 검색을 해보니 진짜로 정보가 별로 없더라고. 하지만 그 와중에 나와 아주 비슷한 사례의 글을 발견했고, 그 글의 내용은 이러한 계약은 불공정거래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고 그렇지 역시 사기네 라는걸 깨닫고 저는 안 할게요 하고 나는 자리를 떴다. 그 글이 나를 구원해줬어......... 감사합니다..... ㅠㅠ

집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이건 말이 안 되는 제안이다. 근데 막상 앞에 앉아서 얘기를 들으면 누구나 솔깃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을거다. 이백만 원을 내면(플러스로 십년후에 돌려주는 이백만원....) 내소유의 이천 이백만 원짜리 재산이 생기고 2년 후에는 매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으며 거기에 평생동안 리조트를 시세보다 8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하니 누가 안 흔들리겠나? 거기다 세금 분납까지 도와준다는데!!! ㅋㅋㅋ 그리고 내일은 없고 당장 라잇놔우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하니 그 압박감에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솔깃하는 와중에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더 컸는데 그 이유는 귀찮아서..... 저걸 내가 계약 하고 나서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좀 귀찮았다. 내돈이 들어갔는데 신경을 끄고 살 수가 있나ㅋㅋㅋ 등기권 받고 2년 후에 매매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지만 그 걸 팔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알아봐서 팔아야 하며, 가지고 있으면 재산세도 내야 해서 여러모로 짐덩이 될 거 같다는 생각에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컸다. (검색을 좀 해보니 가치가 없어서 안 팔린다네........ 재산세만 계속 나가서 속 터진다는 글을 봤다)
그리고 솔직히 그 직원의 외형이라던가 말투, 태도 그리고 나에게 보여주는 리조트 예약에 대한 고객과의 대화내용에서 뭔가 사...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고.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도중에 고객으로부터 리조트예약 문의전화를 받았는데 그것도 짜고 치는 연기 아니었을까란 의심이 강하게 든다.

네이버에서 '리조트 사기' 또는 '리조트 등기 사기'로 검색을 해보니 수많은 글이 있다. 전민일보에서 올린 기사를 보니 내가 들은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놀람ㅋㅋㅋ 지식인에도 내가 당할뻔한 수법에 넘어가서 문의글을 올린 사람도 있고...
딱 지금, 휴가철을 앞두고 리조트 사기가 성행한다고 한다. 휴가철을 앞두고 리조트 예약들을 많이 하니깐 저런 파격적인 제안에 넘어가는 사람이 당연 많을터. 성수기에도 하루에 오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리조트 예약해준다고 하니 당연히 솔깃하지. 하지만 난 뚜벅이라 솔직히 리조트에 관심 없..................... ㅎㅎㅎㅎㅎㅎ 근데 가족 있고 차있는 사람들은 한번 해볼까하고 넘어갈 확률이 높을 거 같긴 하네.......

네이버에는 리조트 피해 해결 카페도 있다. 리조트 사기에 당한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 진짜 우리나라 사기범죄 많긴 많구나. 별의별 사기가 다 있는 거 같아.... 리조트 사기에 대해서 TV에서 다룬적이 있나? 없다면 한번 해주는게 좋을거 같다고 생각한다. 많이 알려져야 당하는 사람이 줄텐데....
다행히 나는 리조트 사기에 당하지 않고 기적적으로!! 빠져나왔다. 그치만 내가 한번 해볼까라고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는거와 사기꾼에게 당할뻔 했다는 점이 너무 기분이 나뻐!! 기분이 너무 나빠서 그 사람과 만나고나서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고 기분을 풀기 위해 재밌는 영상만 찾아서 계속 봤다. 사기를 당하지 않아서 기쁜거보다 내가 사기를 당할뻔 했다는 점에서 너무 너무 빡이쳐요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다시 한번 또 배웠다.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다는 걸. 그리고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안하는게 낫다는 말이 맞구나 라는것도 또 한번 느낌 ㅋㅋㅋ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걸 마음에 새기고 사기에 당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자고!!!!!! 오늘 일은 인생 공부한걸로 치고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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